제목 종강 기념으로 한 학기간 그린 실습 작품들 공유해요.

드디어 종강입니다. 우리 학우 여러분들 많이 수고하셨어요.

이번 학기에는 과제로 이런저런 기법 실습을 많이 진행해 봤는데요,

일부 공유해 보고 싶어서 포스트를 올립니다.


강의 내에서 소개했던 기법을 그대로 체험해 본 작품도 있고,

스스로 프로그램을 짜서 실습하는 과제 제출을 위해 실습해 본 작품도 있습니다.


작품들을 그릴 당시 과제에 대한 높은 스트레스와 자신감 저하로

높은 수준의 우울과 불안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수채화 물감, 점토, 아이클레이 등 습식 매체를 주로 활용했습니다.


1

(A4 사이즈, 수채화 물감, 아크릴 물감)

제목: Bottle

기법명: 내 안의 세 개의 이미지


‘창의적미술치료’ 강의를 들은 학우분이면 해 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안의 아이, 노인, 슈퍼히어로 세 개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과제였는데요,

본 작품에서는 ‘물’이 노인, ‘별’이 아이,

이 두 상징을 모두 끌어안고 있는 거대한 사람의 형상이 ‘슈퍼히어로’입니다.

내 안의 여러 모습을 하나로 포용할 줄 아는 존재야말로 진정한 히어로라고 느꼈습니다.


2

(A4 사이즈, 수채화물감, 아크릴 물감)

제목: 너의 세계가 되어 줄게

기법: 나의 안전한 장소 그리기


현실적으로는 ‘안전한 장소’가 그리 잘 떠오르지 않아서,

상징적으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저는 특정 장소에서 안정감을 느낀다기보단,

제가 위협을 느낄 때 찾아가 품에 안길 수 있는 애착 대상 (사람 또는 대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세계를 끌어안아 주고 있는 사람은 위의 작품,

‘Bottle’에서의 ‘슈퍼히어로’와 동일 인물 같기도 합니다.

제 자신 내면의 이미지일 수도 있지만

일단 그릴 때 떠올렸던 사람은 제 배우자(남편)입니다.


3

(8절 켄트지, 유성 사인펜, 수채화 물감, 아크릴 물감, 아이클레이)

제목: 스노글로브

기법: 자유화


프로그램실습 과제에서, 사전검사 이후 첫 회기에 진행한 자유화 기법입니다.

목적은 매체 탐색이었구요.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 원형 틀을 먼저 그려서 시작했는데요,

작품 한가운데 고고하게 서 있는 벚나무는 퍽 아름답지만

주변 환경이 너무 추워 보입니다.

벚나무는 봄에 피는 꽃인데, 주변 환경은 한겨울 같네요.


원형의 틀에 시작했는데도 받침대를 두어서 심리적 안정감을 더 추구하는 욕구와,

개인의 내면과 외면의 경계를 뚜렷이 구분지으려는 욕구도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4

(A4 사이즈, 수채화물감)

제목: 꽃과 나비

기법: 나의 행복한 마음


4회기에 진행했으며, 나의 행복한 마음을 떠올려서 그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수채화물감을 사용했고, 워밍 업으로 행복감을 자극하는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물을 많이 먹은 수채화 물감으로 난화를 그렸어요.


평소에는 절대 꽃을 그리지 않는데 (그리기 어렵게 생겨서) 꽃이 그리고 싶더라구요.

처음에는 나비를 그릴 생각이 없었는데, 그림을 그리다 보니 꽃이 너무 외로워 보여서

나비를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꽃이 꼭 저 같고, 나비가 배우자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꽃의 밑둥이 잘려 있는 건 답답하고 안타깝게 느껴지더라구요.

가족과 종교적 신념을 동시에 잃고 정체성 혼란을 느낀 자신이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8절 켄트지, 펄 색종이, 마분지, 아이클레이)

제목: 나의 아기 새를 위하여

기법명: 내면아이 만다라


몰입경험과 성취감 획득, 감정 이완, 내면 감정의 표현 등을 목적으로 둔 기법입니다.

어린 시절 자신을 표현하는 상징물을 클레이로 만들고,

쌀알 모양으로 오려 둔 색종이를 꽃잎처럼 둥글게 붙여 만다라를 만들며

어린 시절의 자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자신을 표현하는 상징물을 동그랗게 오린 마분지에 고정하고

만다라의 중심에 붙입니다.


원래는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위해 색한지를 쓰려고 했는데,

주변에 문구점이 없어서 못 구했습니다.


작품이 아주 이쁘고 귀엽기 때문에 성취감이 들었으며,

작업과 더불어 자신의 내면에 몰입하는 과정을 통해

나의 심리적 외상을 직면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5


(중형 쇼핑백(크라프트지), 수채화 물감, 아크릴 물감)

제목: 폭포

기법명: 가면 꾸미기


8회기에 진행한 실습입니다.

목표는 외부에 투사되거나 자신의 내부에서 격리되어

자신의 것으로 지각되거나 통찰되지 못한 에너지 또는 감정을 지각,

의식하고 나아가 이들을 통합하는 데 있습니다.

(미술치료의 이론과 실제, 한국미술치료학회)

한 마디로 미해결 과제의 해소인데요,

억압된 채로 배경으로 밀려간 미해결 감정들을 비교적 안전한 현재의 전경으로 끌어와,

안전하게 해소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가면에 평소 표현하기 어려웠던, 나를 힘들게 하는 감정을 표현하고

가면을 쓴 채로 입 밖으로 표출해 보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가면을 구하지 못해 쇼핑백으로 직접 만들어 보았습니다.

크라프트지에 수채화물감을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조금 걱정했는데,

크라프트지가 물감을 머금는 특유의 감각이 아주 기분 좋았습니다.

머리 쪽의 붉은 하늘은 ‘분노’, 오른쪽 뺨의 비 내리는 부분은 ‘슬픔’,

왼쪽 뺨의 검은 부분은 ‘우울’을 표현한 것입니다.


한데 뭉쳐 놓으니 아름다운 풍경화 같아서 제목을 ‘폭포’로 붙였습니다.

폭포 하면 큰 소리가 나고 시원스럽잖아요. 폭포 속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하면 갑갑한 것을 시원하게 날려보낼 수 있을 것만 같아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의 승화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가면에 눈썹라인, 코는 표현이 되어 있지만 입은 없는데요,

힘들 때에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많이 참는 제 자신의 내면이 반영된 표현 같습니다.


(8절 켄트지, 유성 사인펜, 수채화 물감)

제목: 은하수

기법명: 손 본 뜨기


석고붕대가 없어도, 도화지 위에 평면 작업으로 손을 뜨는 신체상 본뜨기도

좋은 경험인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의 가장 후기에 진행했던 기법으로,

목표는 자존감 향상, 자기효능감 강화, 정서적 지지입니다.


손 본을 뜨고 그 안을 예쁘게 꾸미고,

손가락 끝 쪽에 내담자가 가진 강점(장점)을 10개~20개 내외로 적습니다.

집단원 또는 상담사와 돌아가면서 롤링 페이퍼로 진행해도 좋겠더라구요.


작품을 완성해 보니 아주 예쁘고,

내 스스로도 납득할 수 있는 강점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싶어서 뿌듯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대로 끝내기는 아쉬우니까 사전/사후 검사 결과를 첨부합니다.

사전/사후 검사는 척도에 의한 검사와 투사그림검사를 진행했는데,

척도검사는 BAI, BDI를 사용했으며 투사그림검사는 HTP를 진행했습니다.


사전

사후

BAI

34

7

BDI

36

12

 

- 불안의 사전 검사 점수는 34점으로 높은 불안 상태를 보였으나, 사후 검사의 점수는 17

이 감소한 7점으로 불안하지 않은 상태로 드러났다.

- 우울의 사전 검사 점수는 36점으로 심한 우울의 상태에 있었으나, 사후 검사의 점수는 24

점이 감소한 12점으로 드러났다.

- 불면과 과수면, 성욕과 식욕 저하, 집중력 저하 등 주호소문제 가운데서 신체화된 문제가

대부분 소거되었다.

- 미술치료가 내담자의 우울과 불안 완화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사후

사전

사후

사전

사후

사전

사후

사전

사후

 

- 집 그림과 나무 그림에서의 강박적인 선 긋기가 사라집

- 집 그림에서의 음영과 지나치게 대칭적인 형태가 사라졌으며, 완전히 폐쇄적인 형태에서 내부가 일부 보이는 형태로 변화

- 집 그림의 내용 중 ‘안에 사람이 사는 것이 상상되지 않는다, 모델하우스 같다’에서 ‘사람이 살고 있는 가정집’으로 내용이 변화

- 나무 그림의 ‘나무 밑에는 다른 나무는커녕 풀 한 포기조차 자라지 않는다. 동산 위에 있는 나무이기 때문에 나무에 찾아가기 어렵다’는 내용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휴식을 취하곤 하는 나무’로 변화

- 사람(여성) 그림에서 경직된 자세와 딱딱한 표정의 인물상에서 웃으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생동감 있는 인물상으로 변화하였으며, 그림의 내용 역시 행복하지 않으며 기회가 된다면 자살할 것만 같다라는 부정적인 내용으로부터 대단히 행복해 하고 있다라는 긍정적인 내용으로 변화함

- 내담자의 우울과 불안의 감소를 확인할 수 있음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들은 사실 제가 엄청 잘해서라기보단,

우울과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이 이 과제들이었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해소되었기 때문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한 학기 간 좋은 수업 제공해 주셔서 교수님들께 감사드리고,

한 학기 무사히 마친 저를 비롯한 학우들에게 축하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여름 한 철 건강히 나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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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주씨, 작품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손 본뜨기 작품 정말 감동적이예요.
  2. 너무 멋진 작품이예요. 상세하게 설명까지 더해 주셔서 보는 즐거움과 감동까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붓을 들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생기네요 붓들러 갑니다 ~~~~ 한학기 동안 애쓴 작품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3. 한학기동안 공부하셨던 작품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표현법부터 그림 하나하나가 너무 멋지네요~
  4. 그림도 너무 멋지고, 꼼꼼한 설명도 훌륭하십니다. 저는 내내 '나도 그림을 배워야하나부다'....계속 혼잣말을 되뇌었습니다. 저는 그림을 영 못그리면서 관심 하나로 이 학과에 고개를 들이밀고 복수전공하는 학생입니다. 고민하며 정성을 다해 집중하셨을 작업과정을 떠올리며...존경을 표합니다~ 이렇게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치료사라면 각 매체(미술재료)들을 사용했을 때 그 감각적/정서적 경험이 치료적으로 어떻게 작용할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잘 알아두더라도 그림을 잘 그릴 필요는... 절대 없다고 생각합니다ㅠㅠ 오히려 그림에 너무 재능이 있고 미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던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그림 그리기를 어려워하는 내담자에게 공감하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어서 오히려 그 쪽으로 고민하기도 한답니다ㅠㅠ 부담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진정 감사드립니다. 위로와 도전이 됩니다. 스트레스 피할 수 없겠지만, 유익한 부담이라여기고, 열심히 공부 해보겠습니다.
  5. 쉽지않았을텐데 공유해주셔서 진심 감사드립니다. 내용까지 정성이 느껴집니다.앞으로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거 같아요~^^
  6. 가면이 아닌 크라프트지의 표현도 괜찮은 아이디어인것 같아요 손 본뜨기 작품도 감동이지만, 내 면아이 만다라 따라해보고 싶네요.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본문에도 적혀 있지만, 저는 색종이를 썼지만 색종이 대신 색한지를 사용하면 특유의 부드러운 촉감에 의한 새로운 치료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답니다. 트라이해보세요~
  7. 작품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이연주 학우님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입니다. 내용을 읽으면서 많이 배웠습니다.섬세하고 감성이 풍부하신 학우님!~^^
    • 그러지 마세요ㅠㅠ 제 작품들을 보고 누군가의 자존감이 깎아내려진다면 제가 글을 올리지 않는 편이 나았을 거라고 생각한답니다... 미술치료 공부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미술 재능과 실력이 아니라 미술 기법을 직접 실시했을 때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캐치할 수 있는 세심함과 "나는 미술 재료들과 친하다!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건 아닐지라도 얘네들을 다루는 게 즐겁다!" 라는 자씡감! 인 것 같습니다~
  8. 생각만 했지 실천하지 못한 부분을 학우님이 해주셔서 넘 감동이네요. 손 본뜨기 하신거 넘 아름답네요. 공유에 용기가 필요하셨을 텐데 진심 멋지십니다.
  9. 좋은 작품 공유에 뒤늦게 감사합니다.~ 이런 훌륭한 학우님이 있다니 학과의 자부심이 느껴지네요~ 풍부한 아이디어와 그림 솜씨가 너무 부러워요~ 저도 그림을 전혀 배워본적 없이 미술에 대한 관심과 심리 치료에 미술이 분명 도움이 될 거란 확신으로만 학과를 택하게 되었어요. 다음 학기에 졸업 프로젝트를 해야 해서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공유해 주신 용기에 감사드려요~
  10. 제가 3학년편입생이라 아직 배우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는데 학우님의 나눔 덕분에 매체를 선택할 때 나의 감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네요. 나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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